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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고기 뒷고기 요리

혹시 뒷고기라고 들어 보셨는지 모르겠네요. 저는 예전에 김해에서 유명한 돼지 뒷고기 전문 식당에서 처음 먹어보고 맛있어서 쫄깃함에 반했었습니다. 뒷고기라는 것이 고기를 부위별로 발골을 할 때, 자르고 남은 상품성이 없는 고기를 말하는 건데, 어감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맛있는 부위를 잘라내고 남은 거니까 왠지 맛이 없을 것 같은 느낌이잖아요. 근데 부위별로 팔기 위해 예쁘게 모양내면서 자르다 보니 나온 고기일 뿐 오히려 맛있는 부위도 꽤 섞여 있어서 다양한 식감도 주면서 맛이 꽤 괜찮습니다. 아직 드셔 보시지 못하셨다면, 한번 사서 드셔 보세요. 정육점 발골 기술에 따라 뒷고기의 상태나 가격, 맛의 차이는 있을 듯 하니, 제 경험은 참고만 하세요.

오늘은 뒷고기 구워서 소주 한잔 할 생각에 마트를 다녀 왔습니다. 뒷고기는 고르기가 쉽지가 않네요. 한팩도 똑같은 게 없어서... 이걸 들면 저게 더 맛있어 보이고, 저걸 들면 다른 팩이 눈에 들어오고... 아무튼 100g에 990원 하는 제주 뒷고기 1066g을 사 가져 왔습니다. 참고로 다른 부위와 대략 비교를 하자면, 삼겹살은 100g에 2500원 정도, 안심, 갈비 등은 100g에  1500원 정도, 뒷다리는 100g에 500원 정도로 팔고 있었습니다.

고기를 보면 크기가 고르지 않습니다. 쟁반에 펼쳐 놓고 보면 고기 덩어리가 들쭉날쭉하고, 크기도 제각각이지만, 윤기가 좌르르 흐르네요.

밑간을 위해 후추가루, 미림, 소주를 뿌려서 살짝 조물조물해 줍니다. 밑간 하면서 크기를 분류 해 둡니다. 좀 작게 잘린 건 김치찌개용으로 사용하고, 큰 덩어리를 구이용으로 먹으려고 구분해서 두고 냉장고에 잠시 넣어 뒀습니다.

작은 크기의 뒷고기는 김치, 양파와 함께 볶아서 김치찌개를 끓였습니다. 자랑은 아닙니다만, 제가 담근 김치인데 맛있게 익어 맛이 끝내 줍니다.

구이용으로 준비한 뒷고기도 가만보면 크기 차이들이 꽤 납니다. 좀 큰 뭉텅이와 작은 뭉텅이를 구분해서 큰 뭉텅이를 먼저 구울 생각입니다. 이때는 몰랐지만, 바보 같은생각이었죠. 큰 뭉텅이를 잘라서 크기를 고르게 한 뒤 함께 구우면 될 거를 왜 일을 두배로 만드나 모르겠네요. 아래를 보시면 알게 되십니다. 흉은 보기 없기!

큰 뭉텅이 뒷고기를 먼저 에어프라이어 바스켓에 넣고 돌립니다. 육고기 그림을 눌러 보니, 175℃ 에 25분에 설정되면서 돌아가기 시작합니다. 삐 소리가 나고 꺼내보니, 맛있어 보입니다. 조금 잘라서 먹어보니 고소하니 맛이 좋습니다. 너무 크다 싶어 가위로 잘라 보니 속은 살짝 덜 익었네요.

큰 뭉텅이들을 가위로 자르고, 남은 뒷고기와 마늘을 함께 넣어 다시 돌립니다. 175℃에 25분을 다시 반복합니다. 바보같은 짓이죠. 처음부터 잘라서 크기를 고르게 한 후 돌렸으면 벌써 먹고 있을 시간에 처음으로 돌아가 조리를 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제가 왜 이랬는지는 저도 도저히 모르겠네요. 어이구~

엉뚱한 행동으로 시간은 배로 걸렸지만, 마늘향까지 더해져 아주 맛있어 보입니다. 제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뒷고기 맛입니다. 졸깃졸깃합니다. 살도 맛있지만, 비계나 돼지 껍데기도 참 맛있습니다.

김치찌개도 마지막에 두부와 파를 넣어 마무리했습니다. 김치찌개 안에 돼지고기 맛은 설명이 필요 없지요. 소주가 그냥 막 넘어갑니다. 아~ 지나친 음주는 금물!

뒷고기 만원어치로 맛있는 한끼를 먹은 것 같습니다.

뒷고기라는 게 보시면 아시겠지만, 모양이 예쁘지 않습니다. 좋은 부위를 잘라 내고 상품성이 없어서 예전에는 아주 저렴하게 판매가 되었는데 조금 비싸진 느낌이 듭니다. 그래도 제주산 돼지고기 1kg를 만원으로 맛있게 먹은거라 기분은 좋습니다. 모양이 않 이쁘지만 먹어보면 반하실지도 모르니, 한번도 않 먹어 보셨다면, 드셔 보세요. 오늘은 제가 구이를 위주로 해서 먹었는데, 보통은 뒷고기를 듬뿍 넣어서 김치찜을 만들어 먹는데, 맛은 생략합니다. 상상하시는 그 맛에 쫀득한 돼지고기가 들었다 생각하시면 될 것 같네요. 뒷고기가 발골 기술에 따라 달리 나오니까 정육점마다 가격, 고기 부위가 다를 수 있다는 점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맛있는 식사 하시고,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